버거킹, 한국 진출 30년만에 강남권에 첫 가맹점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버거킹이 다음달 초 한국 진출 30년 만에 강남권에 첫 가맹점을 연다.
그동안 한국버거킹은 수도권 직영점 위주로 운영됐지만, 보고펀드(대표 변양호)가 새 주인으로 들어서면서 가맹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버거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 등록을 신청했고, 지난달 말 승인받았다. 정보공개서는 가맹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필수적인 절차다.
미국 버거킹은 가맹점 위주로 운영되지만 한국버거킹은 1984년 종로에 1호점을 낸 이후 두산그룹 계열사를 통해 직영점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가 한국버거킹을 인수하면서 가맹 사업에 적극적인 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장수가 130여 개로 현재 가맹업을 진행 중인 경쟁사 롯데리아(약 1090개)·한국맥도날드(약 300개)에 비해 훨씬 적어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지면서 경쟁력 약화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고펀드와 미국 버거킹 홀딩스의 최대주주인 3G캐피탈이 한국 가맹점 확장 전략에 합의한 것은, 이들이 사모펀드인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사모펀드 특성상 일정 시점 이후 기업을 되팔아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장 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한국버거킹은 이미 올 상반기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조용히' 가맹점주를 모집해왔으며, 이번 공정위의 승인을 계기로 공식적으로 가맹 사업에 뛰어들 태세다.
우선 다음달 초 강남권에 가맹점 1·2호점을 열기로 확정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현재 강남구와 송파구 지역의 개인사업자 각각 1명씩과 계약 건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고 점주 교육 일정이 있어 둘 중 어느 점포가 먼저 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방까지 영업망을 확충, 3~4년 내 100여개 신규 매장을 추가하겠다는 게 내부 목표다.
버거킹의 공격적인 행보로 인해 앞으로 '제2차 버거 대전'이 촉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경기로 인해 웰빙 보다는 빠르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버거킹의 전략 변화가 패스트푸드 시장 경쟁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