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와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소비 트렌드에 대해 발표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720만 베이비부머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건강, 가족, 여가, 사회 참여, 디지털 라이프 등의 5가지 키워드로 정리했고,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는 계사년을 맞아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라는 주제로 2013년 소비 트렌드 10가지를 발표했다. 음식점 경영자 입장에서는 2013년 한국 5000만 소비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를 통해 고객 니즈에 맞는 맞춤형 외식업 경영전략을 수립해보자.
건강 테마 힐링 레스토랑, 원거리 효도 음식 상품이 뜬다
삼성경제연구소(이하 SERI)에서 발표한 베이비부머세대를 타깃으로 한 소비 트렌드 첫 번째는 건강 테마다. 2026년이 되면 우리나라 5000만 소비자 중 20%가 65세 이상인 고령 사회가 된다는 예측 결과가 있다. 고령화 사회가 대두될수록 건강을 챙기는 트렌드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외식업소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들의 건강 트렌드를 포용할 수 있는 아날로그 음식점, 푸드 테라피 음식점에 대한니즈가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건강음식점이라고 하면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곳도 있지만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혈액형 궁합에 맞는 음식, 사상체질이나 여덟 종류 체질에 적합한 체질별 음식점도 가능한 테마다.
단순히 음식 자체에서 발생하는 건강 지수도 중요하지만 외적인 건강 테마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일본의 다이닝 레스토랑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음식점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시냇물이 흐르고 신선한 숲속 공기와 함께 귓전에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들린다. 자연 속 음식점 분위기에서 기품 있는 정통 화식(和食)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인 것이다. 소비자는 운치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제대로 된 힐링 레스토랑이 아닐 수 없다. 건강 테마에 맞춰 원거리 효도음식 상품도 유망업종 중 하나다. 앞으로 고령화 사회가 심화될수록 효의 가치도 달라질 수 있다. 효도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의견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SERI보고서에서는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더라도 효의 가치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오히려 독립한 자녀들이 멀리 떨어져있는 부모님을 위해 원거리 효도상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음식점 경영에서는 서울에 있는 자녀들이 시골에 사시는 노부모님을 위해 주문하는 간편 조리음식 택배 사업이 뜰 수 있다. 또한 모든 음식점에서 부모님을 위한 포장, 택배 서비스를 마케팅 전략으로 전면 부각해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여가 생활과 취미생활을 즐기는 고령자 커뮤니티 음식점이 필요하다
SERI보고서의 또 다른 키워드는 ‘여가’와 ‘사회 참여’, ‘디지털 라이프’다. 앞으로의 고령화 사회는 현재의 실버사회와 근본적으로 달라질 거라는 이야기다.
고령자일수록 집에서 소일거리만 하고 지내는 세상이 아닌 여가 생활과 사회참여가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것. 외식업소에서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고령자들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서의 음식점 경영을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지승룡 대표가 운영했던 <민들레영토>는 1990년대 신세대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각광받았던 레스토랑이다. 오프라인 동호회 모임의 중요성이 대두되던 시기부터 ‘민토’는 그들만의 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틈새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디지털 시대와 커피전문점 열풍으로 인해 현시대에 맞는 버전으로 효과적으로 업그레이드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민들레영토>의 콘셉트를 벤치마킹, 향후 고령자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여가생활과 사회 참여 니즈를 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고령자 커뮤니티 레스토랑은 충분히 출현할 가치가 있다.
‘날선 사람들의 도시’에서는 ‘넌센스’한 음식점이 인기를 끌 수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10가지 소비 트렌드를 발표했다. 첫 번째 트렌드는 ‘날선 사람들 의도시(City of hyterie)’다. 정상적인 것보다는 이해되지 않는 굴욕을 뜻하는‘OTL’넌센스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의 KBS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의 브라우니 열풍이나 갸루상의 ‘사람이 아니므니다’같은 웃지 못 할 넌센스 시대를 말한다. 음식점경영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때다. 이를테면 날선 고객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서비스하는 것은 물론, 업주와 직원의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강퍅한 소비자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줄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대선을 통해 진보와 보수가 정확히 절반으로 나뉘어 날이 선 한국사회에서 서로 경멸하기보다는 따뜻한 마음, 큰 그릇을 가지고 날선 소비자를 안아주고 다독여줄 수 있는 음식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넌센스 시대에서는 펀 마케팅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외식 경영에서 펀 경영, 펀 마케팅은 고객 관리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갈 곳 많은 한국의 외식 소비자들은 지극히 평범한 음식점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급적이면 혀끝의 만족도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든 재미있는 음식점으로 어필하는 것이 호황 음식점의 기본이 될 수 있다. 상호부터 재미있는 음식점은 주목받을 확률이 높다. 상호 디자인도 재밌어야 한다.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펀 요소를 담으면 금상첨화고 인테리어나 마케팅도 즐거운 콘셉트로 연출해야 효과가 높다. 펀 마케팅의 마지막은 사람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업주와 직원이 때에 따라서 개그맨도 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경쟁 과열 시대에서 성공 음식점의 또 다른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
‘나 홀로 라운징’ 시대를 감안한 ‘미각의 제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발표한 소비 키워드 중 하나는 ‘나 홀로 라운징(Alone with lounging)’과 ‘미각의 제국(Taste you life out)’이다. 최근 고령화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은 1인 세대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인 세대가 주류를 이루는 사회에서 나 홀로 고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틈새 소비층이다. 혼자서 음식점을 찾아오는 고객 수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미 일본의 외식 상권에서 나 홀로 고객층은 외식업소의 핵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침 일찍 문을 여는 패스트 푸드점 <맥도날드>나 덮밥집 <요시노야>는 1인 고객을 위한 테이블과 좌석을 갖춰 놨다. 일본 대부분의 음식점에 나 홀로 고객을 위한 1인석이 마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나 홀로 고객을 홀대해서는 안 되는 시대다. ‘햇반’ 열풍의 주역인 그들은 외식 소비 시장에서 도중요한 신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당장 공간부터 1인 고객을 위한 럭셔리한 좌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각의 제국이라는 트렌드 역시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음식점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똑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음식점보다는 그 동네, 그 골목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음식점의 상품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소비자 중에서 이러한 아날로그 음식점만을 찾아다니는 열성 마니아 고객층의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모든 언론 매체에서도 옛날 음식, 오래된 음식점, 특별한 아날로그 음식점을 클로즈업하려는 트렌드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진 사회’의 소비자는 ‘디톡스’만 담보되면 ‘적절한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의 또 다른 키워드는 ‘소진사회(Surviving burn-out socity)’와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It’s detox time)’, ‘적절한 불편(Trouble is welcomed)’이다.
디지털 사회가 가속화될수록 이른바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끝장을 보려는 수요층이 늘고 있다. 즉 소진 사회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홍대상권에서 아침까지 영업하는 클럽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건강하지 않다. 온갖 중금속의 위험군에 속해있다. 웰빙 트렌드를 바탕으로 자기의 몸을 해독하려는 디톡스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은 수요층이다. 최근 한 연예인이 디톡스차를 마시면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알려지면서 디톡스 푸드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디톡스를 단순히 물리적 해독작용뿐 아니라 정신적인 해독까지 포함한다고 봐야 한다. 음식점 경영에서도 육체적·정신적인 디톡스 테마를 부각시키면서 영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디지털 사회일수록 아날로그는 빛난다’는 말이 있다. 소진사회에서 디톡스가 새로운 테마로 떠오르는 것처럼 편리한 디지털 세상에서는 오히려 역발상 테마가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즉 적절한 불편을 감수해야 만끽할 수 있는 음식점이 뜬다는 이야기다. 최근 소비자는 여행을 가더라도 편리한 호텔에서만 묵기보다는 호텔 같은 럭셔리한 분위기를 즐기면서 캠핑 분위기를 내려고 하는 이른바 글램핑(Glamorous+Camping의 합성어)이 증가하고 있다. 괜찮은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고객이 왕인 콘셉트의 음식점보다는 역발상으로 주인이 왕인 콘셉트의 음식점을 과감하게 시도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상품에 대한100% 확신과100% 고객 만족도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일이다.
상권은 생물과 같다. 상권 속 소비자는 늘 새로운 트렌드를 양산한다. 음식점 경영자 입장에서 변화무쌍한 트렌드에 맞는 적절한 무기와 컬러를 얼마나 유연성 있게 내세울 수 있는지가 음식점 성패를 결정할 수 있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맞춰 소비자의 니즈를 적절히 공략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외식업의 성공을 도모해보자.
글·사진 (주)스타트컨설팅·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대표컨설턴트